Captain Phil Lab Captain Phil Lab

해양경찰 헬기 조종사가 되는 법|경력경쟁채용부터 자체양성까지

읽는 시간 약 10분
해경 S-92

지난 글들에서는 경찰헬기, 소방헬기, 산림항공 조종사가 되는 길을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바다 위를 나는 조종사, 해양경찰 헬기 조종사 이야기다.

2026년 7월, 뉴스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해양경찰청이 자체적으로 양성한 헬기 조종사 1기 4명을 처음으로 현장에 배치했다는 소식이었다.

군을 제외한 국가기관 중에서 내부 인력으로 조종사를 직접 키우는 곳은 해양경찰청이 유일하다.

이 소식을 보면서 나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반가움이었다. 조종사가 부족한 현장의 답답함을 나도 알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 시리즈에서 아직 다루지 않은 길이 하나 남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해양경찰 헬기 조종사가 되는 방법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미리 밝혀둘 것이 있다.

나는 군에서 헬기를 조종했고, 경찰항공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소방항공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양경찰항공에서 직접 근무한 경험은 없다.

대신 부산경찰항공 시절,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비행하면서 해양경찰 항공대와 자주 왕래했던 경험이 있다.

그 이야기는 뒤에서 조금 더 풀어보겠다.

해양경찰 헬기 조종사, 신분이 세 갈래로 나뉜다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이 헷갈려 한다.

“해양경찰 헬기 조종사”라고 하면 하나의 신분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세 가지 경로가 있다.

번째, 전문경력관 가군. 일반직 공무원 신분이며, 해양경찰이 보유한 헬기 기종별로 채용한다.

번째, 경위. 경찰공무원 신분이며, 기종 구분 없이 채용한다.

번째, 자체양성. 이미 해양경찰관인 사람을 내부 선발해서 조종사로 직접 키우는 새로운 제도다.

앞의 두 가지는 경력경쟁채용으로 외부에서 조종사를 데려오는 방식이고, 세 번째는 내부 인력을 조종사로 전환시키는 방식이다.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해경헬기 흰수리

전문경력관 가군 — 기종별로 뽑는다는 것의 의미

전문경력관 가군은 해양경찰이 보유한 헬기 기종별로 나눠서 채용한다.

예를 들어 2024년 채용에서는 S-92, 흰수리(KUH-1), 팬더(AS-565), AW-139 기종별로 인원을 나눠 뽑았다.

그해 공고 기준으로 보면, 전문경력관 가군은 헬리콥터 조종시간 총 2,500시간 이상(다발 헬리콥터 1,000시간 포함), 그리고 해당 기종 기장 경력을 요구했다.

즉 아무 기종 경력이나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뽑고자 하는 그 기종에서의 기장 경력을 별도로 본다는 뜻이다.

이 지점이 경찰헬기·소방헬기 채용과 결이 다르다.

경찰헬기나 소방헬기는 기종을 특정하지 않고 총 비행시간 기준으로 뽑는 경우가 많지만, 해양경찰 전문경력관 가군은 “이 기체를 이미 다뤄본 사람”을 원한다.

그만큼 문턱이 높다.

대신 그만큼 채용 즉시 전력화가 가능한 사람을 원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위 — 경찰공무원으로 조종석에 앉는다는 것

경위 채용은 결이 다르다.

기종 구분이 없고, 문턱도 상대적으로 낮게 설계돼 있다.

2024년 채용 기준으로 보면, 비행경력 요건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1,000시간 이상이 기준이었는데, 500시간 이상 및 기장 비행시간 100시간 이상으로도 지원할 수 있게 넓어졌다.

다발헬기뿐 아니라 단발헬기 경력자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필수 자격증도 함께 봐야 한다.

항공안전법상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헬리콥터), 항공신체검사 1종, 그리고 전파전자통신기사·산업기사 또는 항공무선통신사 자격 중 하나가 필요하다.

여기에 공통적으로 붙는 조건이 하나 있다.

최근 3 이내 헬리콥터 조종경력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비행을 오래 쉬었다가 다시 지원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조건을 꼭 확인해야 한다.

경위로 임용되면 신분은 경찰공무원이다.

이 부분은 뒤에서 내 경찰항공 경험과 비교해서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다.

해경헬기 AW-139

새로 생긴 길, 자체양성 프로그램

이번 글을 쓰게 만든 계기이기도 한 제도다.

해양경찰청은 만성적인 조종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해양경찰관으로 근무 중인 사람을 선발해서 조종사로 직접 키우는 자체양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해양·항공경과 소속 경찰관이며, 항공 시뮬레이터 평가 등 선발 절차를 거친다.

1기는 2025년 2월 한서대학교 태안캠퍼스에 입교해 1년 5개월간 교육받았다.

지상학술 580시간, 비행훈련 170시간, 시뮬레이터 20시간을 이수하고, 자가용·사업용·계기 과정을 모두 마쳤다.

2026년 7월, 경위 2명과 경사 2명 등 1기 4명이 수료해서 현장에 배치됐다.

2기는 2026년 3월에 이미 입교했고, 해양경찰청은 2030년까지 총 20명을 자체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군을 제외하면 소방청·산림청·경찰청 중 자체 조종사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해양경찰청이 유일하다.

다만 이 길은 “외부에서 지원해서 들어가는 길”이 아니다.

이미 해양경찰관 신분인 사람이 내부 선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 지원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시리즈의 취지상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제도라 함께 정리했다.

해양경찰항공만의 임무와 리스크

해양경찰 헬기의 임무는 육상 경찰헬기나 소방헬기와 성격이 다르다.

야간 해상 출동, 함정 이착륙, 원거리 수색구조가 기본 임무에 포함된다.

바다 위에서는 육상과 달리 착륙할 수 있는 지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상 변화도 육상보다 예측이 어렵다.

최근 뉴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해양경찰은 이런 고위험 임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타 기관 대비 채용 직급이 낮아 이직이 반복돼왔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경찰청은 항공대장 직급을 경감에서 경정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항공부서 급식비 지급 같은 처우 개선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대목은 지원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임무의 위험도와 처우 사이의 간극을, 기관 스스로도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중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해경헬기 팬더

경찰항공 경험에서 보는 비교 관점

부산경찰항공에서 근무할 때, 나는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비행했다.

그리고 그 근처에 해양경찰 항공대가 있었다.

가끔 안전토의 자리에서 만났다.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임무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왕래가 이어졌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종종 그 모습을 봤다.

내가 하루를 시작하려고 출근하는 시간에, 해경 조종사들은 이미 바다에서 임무를 마치고 착륙접근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했다.

이름은 Coast Guard, 해양경찰이지만, 내 눈에는 군 조직에 더 가까워 보였다.

함께 출동하는 인원의 규모부터 달랐다.

임무의 성격도 특수했다.

기억에 남는 임무가 하나 있다.

해상 60해리 지점에서 어선이 전복됐다.

우리 부산경찰헬기도 출동했다.

하지만 거리가 워낙 멀어서, 현장에서 30분 정도 수색하고 나면 복귀해야 했다.

연료 때문이었다.

그런데 해경헬기는 달랐다.

해경 함정에 내려서 연료를 보급받고, 다시 수색에 투입되는 모습을 봤다.

그 장면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30분이 한계였는데, 그들은 그 한계 자체가 없었다.

해경 항공대를 직접 방문해서 브리핑을 들은 적도 있다.

실제 임무 영상도 봤다.

Another level.

그 표현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바다는 그들의 영역이다.

그래서 우리가 해상 쪽으로 임무를 나갈 때는 항상 절차가 있었다.

먼저 해경 측에 전화를 걸었다.

임무협조를 요청하고, 해상 기상 상황을 브리핑받았다.

그리고 임무지역과 고도를 할당받은 뒤에야 비행할 수 있었다.

같은 헬기 조종사였지만, 바다 위에서는 내가 그들의 영역에 들어가는 입장이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해양경찰항공이라는 조직을 조금 더 가까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육상과 해상은 같은 하늘이 아니었다.

준비하는 사람에게

군에서 헬기를 조종하던 사람이라면, 이 세 가지 길 중 자신에게 맞는 트랙부터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특정 기종 경력이 있다면 전문경력관 가군이 유리할 수 있다.

기종 경력보다 총 비행시간과 기장 경력이 강점이라면 경위 트랙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 3년 이내 비행경력을 끊기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전역이나 이직을 앞두고 비행을 오래 쉬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해양경찰 채용에서는 이 공백이 지원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해경헬기 까모프 ka-32

이 글을 읽는 시점에 반드시 확인할 것

이 글은 2024~2026년 공고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전문경력관 가군의 2,500시간·다발 1,000시간 기준, 경위의 500시간+기장 100시간 기준은 그해 공고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채용 인원, 기종별 배정, 세부 자격요건은 공고마다 조금씩 달라져 왔다.

실제로 2026년에도 1차, 2차, 3차로 나눠 여러 차례 채용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 글에서 방향을 잡은 뒤 반드시 해양경찰청 채용정보 페이지와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나라일터)의 최신 공고 원문을 확인해야 한다.

핵심 정리

해양경찰 헬기 조종사가 되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 셋이다.

기종별로 뽑는 전문경력관 가군, 기종 구분 없는 경위, 그리고 내부 인력을 키우는 자체양성.

어느 쪽이든 최근 3년 이내 비행경력은 필수다.

그리고 이 일을 선택한다는 것은 바다라는, 육상과는 다른 리스크를 안고 비행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경찰헬기, 소방헬기, 산림항공, 그리고 해양경찰항공까지 이야기했다.

다음에는 민간 헬리콥터, 기업항공 쪽 길도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한다.

Make each second count.

— CaptainPhil

Phil KIM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error: © CaptainPhil Lab. 콘텐츠의 무단 복제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