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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E Oslo 헬기 훈련 후기|QR 체크인부터 최종평가까지

읽는 시간 약 14분
맑은 날 직접 촬영한 노르웨이 CAE Oslo 훈련센터 외관과 국기

2026년 4월, 노르웨이 CAE Oslo에서 약 한 달간 헬기 훈련을 받았습니다. 첫날 QR 체크인부터 교관과의 밀도 높은 교육, Stick buddy와의 시뮬레이터 훈련, 숙소와 통근, 그리고 마지막 최종평가까지 직접 겪은 기록입니다.

25년 넘게 헬기를 조종하며 여러 교육기관을 경험했지만, CAE Oslo의 방식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교육기관 소개가 아니라, 실제로 그곳에서 한 달을 보내며 느낀 점과 앞으로 같은 훈련을 준비하는 조종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전 정보를 함께 담았습니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
• CAE Oslo 첫날 QR 체크인과 출입 방식
• 교관과 함께 진행되는 실제 교육 분위기와 학습 강도
• Stick buddy와 시뮬레이터 훈련을 받으며 느낀 점
• 숙소와 렌터카를 선택할 때 고려할 점
• 최종평가를 앞두고 한 달간 어떻게 공부했는지
• 다음 훈련생이라면 출국 전에 준비해두면 좋은 것

QR 코드 하나로 시작된 한 달

CAE Oslo 첫날 체크인에 사용한 QR 코드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CAE Oslo 입구 앞에서 한국에서 가져간 아이패드 화면을 꺼냈습니다. 이메일로 미리 받은 QR 코드가 들어 있었습니다.

등록 기계에 그 QR 코드를 비추자 종이 형태의 패스가 출력됐습니다. 그 종이를 패스 홀더에 넣어 목에 걸었습니다.

이게 체크인이라고?”

처음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미국 육군항공학교에서 아파치 교관 과정을 받을 때도 출입 방식은 훨씬 사람 중심이었습니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사람이 사람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기계가 먼저 나를 확인했습니다.

그 패스는 하루 종일 목에 걸고 다녔습니다. 교실을 옮길 때도,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출입카드 하나가 내가 교육생이라는 사실을 대신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이 카드가 없으면 나는 그냥 외부인이구나.”

QR이 끝이 아니었다|교실에는 이미 내 자리가 준비돼 있었다

S-92 조종석 시스템 화면과 교육자료가 놓인 CAE Oslo Ground School 교실

교실에 들어가자 종이 교범과 계통도가 내 자리에 맞춰 준비돼 있었습니다. 이름표까지 붙어 있었습니다.

내가 오는 걸 알고 미리 준비해 두었구나.”

사소해 보이지만 첫날부터 교육기관의 운영 방식이 느껴졌습니다. 준비된 교범과 계통도는 이후 한 달 동안 제 공부의 중심이 됐습니다.

그 종이들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호텔 방 벽 한쪽을 차지했습니다. 매일 밤 계통도를 보며 복습했고, 나중에는 눈을 감아도 회로의 흐름이 머릿속에서 그려질 정도였습니다.

로비의 안쪽에는 커피 머신이 있었고, 근처 테이블 위에는 가끔 무료 과일이 놓여 있었습니다. 늦게 가면 빈 바구니만 남아 있곤 했습니다. 바나나 하나를 챙기려고 아침마다 조금 서두르는 것도 어느새 하루의 리듬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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뷍케(Wenche), 교육을 버티게 해준 작은 배려

CAE Oslo 교육 중 테이블에 놓인 사과와 페이스트리 간식

교육 진행을 담당하던 뷍케(Wenche)는 훈련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챙겼습니다. 현지에서는 제 귀에 “뷍케”에 가깝게 들렸는데, 몇 번을 따라 해도 발음이 쉽게 입에 붙지 않았습니다.

뷍케 는 수업 중간중간 쿠키를 가져다 주곤 했습니다. 머리를 계속 써야 하는 교육 중에는 그런 작은 간식 하나가 의외로 큰 힘이 됐습니다.

사실 졸 틈도 거의 없었습니다. 교관과 계속 마주 앉아 질문에 답하고, 에뮬레이터로 확인하고, 다시 설명하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한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수업은 촘촘했습니다.

이런 사람 덕분에 이 교육이 버틸 해지는구나.”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뷍케 가 훈련생들의 이름과 출신 국가, 어떤 기종을 배우는지까지 기억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작은 배려가 쌓이면서 교육기관에 대한 신뢰도 함께 커졌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한국에서 준비해 간 자개 거울을 선물했습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작은 선물이었는데, 한참 들여다보며 몇 번이나 고맙다고 말해주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크리스 교관|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제 담당 교관은 크리스였습니다. 스웨덴 국적이었고 영어뿐 아니라 노르웨이어와 이탈리아어도 능숙하게 사용했습니다.

수업 중 동료와 노르웨이어로 짧게 이야기하다가 곧바로 영어로 제게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언어를 바꾸는 속도가 너무 매끄러워서 오히려 제가 뒤처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그곳에서 다른 조종사들을 가르치는 교관들이 상당수가 크리스에게 rating 시험을 봤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EASA 및 영국의 선임 평가관이었습니다.

크리스는 똑똑했고, 교육도 그만큼 엄격했습니다. 애매하게 알고 넘어가려 하면 바로 잡아냈습니다. 답을 외운 것인지 실제로 이해한 것인지 다시 설명하게 하면서 확인했습니다.

이 사람 앞에서는 대충이 안 통하는구나.”

훈련 중간에는 한국에서 가져간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하나 건넸습니다. 소스를 절반도 넣지 못하고 먹었는데도 눈이 빨개졌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먹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김치도 좋아했습니다. 두가지 김치를 다 줬었는데, 볶음김치보다는 생김치 쪽이 더 마음에 든다고 했고, 영국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다며 아내에게 이야기했다고 했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김치와 라면을 다시 선물로 챙겨줬습니다.

CAE Oslo에 설치된 Sikorsky S-92 시뮬레이터 외형

스틱버디 ‘보’|같은 훈련 속에서 각자의 인생도 흘러가고 있었다

함께 훈련받던 스틱버디의 이름은 ‘보’였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이었고 아내는 영국인이었습니다.

훈련 기간 중 보에게 영국 시민권을 최종 취득했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그날 그는 쉬는 시간마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웃었습니다. 동료들도 하나 둘 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훈련을 받고 있어도 각자의 삶은 따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쁜 일을 함께 축하하고 싶어 한복 책갈피 하나를 선물했습니다. 작은 선물이었지만 한국의 정을 담고 싶었습니다. 보는 그 자리에서 책갈피를 노트에 끼워 넣었습니다.

소주도 몇 병 챙겨 갔지만 결국 선물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다 마셔버렸습니다.

다음에 다시 오면 그때는 꼭 챙겨 줘야겠다.”

훈련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CAE Oslo S-92 이론교육 교실에서 교육 중인 CaptainPhil과 조종석 시스템 화면

제가 받은 교육은 EASA 과정에 맞춘 레이팅 훈련이었습니다. 기존 자격을 가진 조종사들도 정기적으로 이곳을 찾아 재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교관들은 하나같이 열정적이었습니다. 이론 수업에서도 적당히 넘어가는 법이 없었습니다. 질문에 애매하게 답하면 그 자리에서 다시 설명하게 했고,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계속 확인했습니다.

내가 정말 이해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외운 건지 자꾸 확인하는구나.”

주말에는 잠깐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결국 다시 교범을 펼쳤습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호텔 방에서 계통도를 다시 봤고, 일요일 오후에는 다음 주 진도를 미리 훑었습니다.

아파치 교관까지 했는데, 왜 이렇게 버거운 거지.”

버거웠습니다. 그게 사실입니다.

경력이 훈련의 난이도를 자동으로 낮춰주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래 쌓인 기존 습관을 새로운 절차와 기준에 맞게 다시 바꿔야 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이 더 어려웠습니다.

미국 육군항공학교인 USA ACE가 있는 Alabama의 Fort Rucker에서 AH-64D AQC와 IPC 그리고 AH-64E Transition 훈련까지, 미군들도 탈락 했었던 그 어려운 과정을 단 한번의 Fail 없이 수료 했었음에도, 대한민국에서 중앙평가관 역할을 수행 했었고, 동시에 교관이었던 제게도 이 과정은 절대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시 느꼈습니다. 경력은 분명 자산이지만, 새로운 기종과 새로운 절차 앞에서는 다시 학생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숙소는 약 20km 떨어진 곳|렌터카가 편했지만 매일 운전은 부담이었다

저는 공항에서 약 20km 떨어진 베스트 웨스턴 호텔에 묵었습니다. 렌터카로 매일 훈련센터와 숙소를 오갔습니다.

아침에는 훈련 시간에 맞춰 출발했고, 저녁이면 같은 길을 되짚어 돌아왔습니다. 한 달 동안 반복하다 보니 운전 자체가 일정의 일부가 됐습니다.

노르웨이 물가는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식료품 하나, 커피 한 잔을 살 때도 자연스럽게 계산기를 두드리게 됐습니다. 장기간 교육이라면 식비와 교통비를 넉넉하게 잡는 편이 좋습니다.

CAE Oslo와 가까운 숙소를 원한다면 Radisson RED Oslo Airport도 검토할 만합니다. 제가 묵었던 호텔은 아니지만, 호텔 공식 안내 기준으로 오슬로공항 터미널과 직접 연결된 보행통로를 이용해 약 500m, 도보 약 6분 거리입니다.

렌터카를 매일 운전하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면 공항과 훈련센터 접근성을 기준으로 숙소를 선택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장기체류 비용을 줄이고 싶다면 조금 떨어진 숙소와 렌터카 조합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월 11일 출국, 5월 11일 최종평가, 그리고 5월 12일 귀국

2026년 4월 11일 토요일 밤, 인천공항에서 핀에어를 타고 출국했습니다.

캐리어 안에는 김치와 라면, 소주, 자개 거울, 한복 책갈피가 나누어 들어 있었습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줄지 비행기 안에서도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훈련은 4월부터 5월까지 이어졌고, 5월 11일 월요일에 최종평가를 받았습니다. 돌아보면 그 하루를 위해 한 달을 준비한 셈입니다.

다음 날인 5월 12일 오전 비행기로 귀국했습니다. 한 달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습니다.

CAE Oslo 훈련을 준비하는 조종사라면|제가 다시 간다면 이렇게 준비합니다

제가 교육받았던 당시 경험을 기준으로, 다음 훈련생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국 전·첫날 체크리스트
• 이메일로 전달된 QR 코드는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별도 캡처본도 준비한다.
• 차량을 가져간다면 첫날 리셉션에서 주차·차량 등록 절차를 반드시 확인한다. 당시에는 등록하지 않은 차량에 대한 안내가 엄격했다.
• 숙소는 단순 객실 가격이 아니라 훈련센터까지의 이동시간과 렌터카 비용을 함께 비교한다.
• 노르웨이 장기체류는 식비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으므로 식사 계획을 미리 세운다.
• 교범과 계통도는 훈련 시작 전부터 반복해서 볼 수 있도록 개인 복습 루틴을 만든다.
• 작은 한국 선물 몇 개는 관계를 시작하는 데 의외로 좋은 역할을 한다.

CAE Oslo 훈련 준비 Q&A

Q. 첫날 체크인은 어떻게 했나요?

제가 교육받았을 때는 이메일로 받은 QR 코드를 등록 기계에 인식시켜 종이 패스를 출력했습니다. 현장 통신 상태에 의존하지 않도록 QR 코드를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캡처본까지 준비해두는 것을 권합니다.

Q. 차량을 이용하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제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첫날 리셉션에서 차량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주차 운영정책은 바뀔 수 있으므로 도착 당일 최신 절차를 반드시 직원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숙소는 공항 근처가 좋은가요?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면 이동시간이 짧은 숙소가 편합니다. 저는 약 20km 떨어진 호텔에서 렌터카로 통근했지만, 매일 운전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비용과 편의 중 무엇을 우선할지 정한 뒤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훈련 강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제 경험으로는 경력이 많다고 해서 쉽게 느껴지는 교육은 아니었습니다. 교관이 질문과 설명을 반복하면서 실제 이해 여부를 확인했고, 주말에도 계통도와 다음 주 진도를 복습해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Q. 가장 도움이 된 공부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계통도를 눈에 자주 노출시키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됐습니다. 호텔 방 벽에 붙여두고 매일 반복해서 보면서 흐름을 머릿속에 그렸습니다. 단순 암기보다 “왜 이렇게 연결되는가”를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다시, 등록 기계 앞을 떠올리며

CAE Oslo 로비의 Welcome to CAE Oslo 배너와 전시된 항공 훈련장비

돌아보면 시작은 QR 코드 하나였습니다.

낯선 체크인 방식, 미리 준비돼 있던 교범과 계통도, 뷍케가 건네던 쿠키, 크리스와 나눈 김치와 라면 이야기, 보의 영국 시민권 소식. 한 달을 조금 넘긴 시간 동안 교육만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오래 남는 경험이 됐습니다.

경력이 쌓여도 새로운 환경에서는 다시 학생이 됩니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를 얼마나 밀도 있게 보내느냐 였습니다.

Make each second count.
— Captain Ph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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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Captain Phil

25년 이상 회전익 항공 분야에서 근무한 헬기 조종사입니다. 군·경찰항공·소방항공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해외 항공교육, 조종사 커리어, 공부법을 Captain Phil Lab에 기록합니다. 이 글은 2026년 4~5월 CAE Oslo에서 직접 교육을 받으며 기록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Radisson RED Oslo Airport 공식 안내: 공항 터미널과 직접 연결된 보행통로, 약 500m·도보 약 6분

• CAE 공식 자료(참고용): CAE Oslo의 헬리콥터 시뮬레이션 훈련센터 운영 이력

Phi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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