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조종사 실기시험|평가관은 무엇을 볼까? 기량보다 먼저 확인되는 8가지
헬기 조종사 실기시험을 앞둔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비슷하다. “어떤 기동이 나올까요?”, “몇 노트까지 허용될까요?”, “이 정도 편차면 감점일까요?” 물론 기동과 기준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여러 교육과 평가를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실기평가가 특정 기동 하나를 얼마나 예쁘게 수행하는지만 보는 시험은 아니라는 점이다.
공개된 항공 실기평가 기준들을 보더라도 지식, 위험관리, 비행기술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실제 비행에서는 조종사가 항공기를 어떻게 다루는지뿐 아니라 절차를 얼마나 일관되게 지키는지, 주변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는지, 승무원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편차나 실수 뒤에 어떻게 회복하는지까지 한꺼번에 드러난다.
이 글은 특정 기관의 비공개 평가표나 실제 시험문항을 공개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기관마다 평가항목과 세부 기준은 다를 수 있다. 여기서는 지원자가 어느 조직의 실기시험을 준비하더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본기를, 조종사 교육과 평가를 경험한 입장에서 정리해 보려고 한다.

헬기 조종사가 되는 전체 과정과 군·경찰·소방·민간으로 이어지는 진로가 궁금하다면 헬리콥터 조종사가 되는 법을 먼저 참고해도 좋다.
평가관이 보는 것은 ‘한 번의 기동’보다 비행 전체의 패턴이다
실기시험을 준비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문제’를 예상하려고 한다. 하지만 항공기 평가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떤 한 과목을 잘 보여주는 순간보다 비행 전반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습관이다. 첫 기동에서 조금 흔들렸더라도 이후 스스로 안정시키고 절차를 지키면 평가자의 인상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한두 개 기동을 매우 잘했더라도 비행 내내 체크리스트를 생략하고, 주변을 보지 못하고, 실수 뒤에 급해지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평가관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오늘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가?”만 보는 것이 아니다. 실제 조직에서 동료와 함께 임무를 수행할 때 예측 가능한 조종사인지, 위험을 키우지 않는 사람인지, 피드백을 받아 조직의 표준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인지도 함께 본다. 그래서 실기시험 준비의 핵심은 특별한 한 가지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안전한 비행 습관을 시험 당일에도 그대로 재현하는 데 있다.
1. 안정적인 기본 조종
첫 번째는 화려한 기량이 아니다. 항공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본 조종이다. 고도, 속도, 방향, 자세가 계속 흔들리면 이후의 모든 절차가 어려워진다. 긴장한 지원자는 작은 편차를 발견할 때마다 큰 조작으로 되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한 번의 편차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대 방향의 편차로 이어지고, 결국 항공기를 ‘쫓아가는’ 조종이 된다.
많은 교관조종사와 평가관들이 공감하겠지만 이륙 후 첫 장주 한 바퀴만 보아도 지원자의 기본기가 상당 부분 드러난다. 조종입력의 크기, 시선분배, 파워 변화에 대한 예측, 트림이나 자세를 다루는 습관, 편차가 생겼을 때의 수정 방식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좋은 지원자는 처음부터 모든 수치를 완벽하게 붙여 놓는 사람이 아니다. 편차가 생겼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지하고, 과도한 조작 없이 작은 입력으로 다시 안정화하는 사람이다.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순간적인 숫자보다 ‘안정화 능력’과 ‘추세를 읽는 능력’이다.
실전 준비를 할 때는 목표값을 억지로 맞추는 연습보다, 편차가 발생했을 때 어떤 순서로 복구할지 반복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시선은 한 계기나 한 지점에 고정하지 않고 외부 기준과 주요 계기를 순환해야 한다. 조종입력은 작게, 수정 후에는 결과를 확인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기본이지만 긴장한 실기시험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2. 절차와 체크리스트
경력이 많은 지원자일수록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절차다. 오랫동안 같은 기종을 타거나 같은 임무를 반복하면 ‘이 정도는 몸에 익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문제는 그 익숙함 때문에 Callout이나 확인절차가 하나씩 생략될 수 있다는 점이다.
평가에서는 익숙함보다 재현성이 중요하다. 누가 옆에 앉아도 같은 순서로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지, 중요한 항목을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는지, SOP와 Checklist를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비행 전체에서 드러난다. 특히 기동 전 Clearing, 항공기 상태 확인, PF의 조작 의도(intention)를 알리는 announce 같은 기본 습관은 평가 날 갑자기 만들기 어렵다.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는 목적은 ‘외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인간은 긴장하거나 작업량이 높아지면 기억에서 빠지는 항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절차를 일정하게 재현하기 위한 장치가 체크리스트다. 따라서 실기시험 준비에서도 체크리스트를 단순 암기하기보다 실제 흐름 속에서 언제 열고, 무엇을 확인하고, 언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지까지 몸에 익혀야 한다.
한 가지 권하고 싶은 것은 연습할 때부터 기동의 시작과 끝을 분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동에 들어가기 전 주변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건을 맞추고, 자신의 의도를 짧게 알리고, 기동이 끝난 뒤 다시 안정화한다. 이 습관이 있으면 평가관에게도 비행이 훨씬 예측 가능하게 보인다.
이런 반복훈련은 제가 지금도 사용하는 학습방식과 연결된다. 실제 S-92 교육에서 활용했던 공부법은 25년 경력의 조종사가 다시 학생이 되어 깨달은 공부법 7가지에 별도로 정리했다.
3. Situational Awareness
상황인식(Situational Awareness, SA)은 말로 증명할 수 없다. “저는 SA가 좋습니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브리핑, 시선분배, Callout, 선행조치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평가관은 지원자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지, 다음 단계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항공기 상태와 외부 환경을 동시에 파악하고 있는지를 비행 중에 느낄 수 있다.
SA가 떨어질 때 흔히 나타나는 모습은 한 가지 정보에 시선과 생각이 고정되는 것이다. 계기 하나에 몰입하거나, 바로 앞의 기동만 생각하거나, 이미 지나간 실수를 계속 되짚다 보면 다음 상황을 놓치기 쉽다. 반대로 좋은 SA는 현재 상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추세가 계속되면 몇 초 뒤 어떤 상황이 될지’를 미리 생각하는 데서 나온다.
필자가 미 육군항공학교(USAACE)가 있는 Alabama의 Fort Rucker에서 AH-64D AQC, IPC, AH-64E Transition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교육을 받을 때도 정상절차와 비상절차를 지상에서 끊임없이 실제 비행처럼 연습했다. 한국군 육군항공학교에서는 이를 ‘Image Training’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미 육군항공학교에서는 ‘Chair Flight’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Chair Flight의 장점은 단순 암기보다 훨씬 크다. 의자에 앉아 실제 조종석에 있다고 가정하고, 시선을 어디로 옮길지, 손은 어떤 순서로 움직일지, 어떤 Callout을 할지, 다음 단계에서 무엇을 예상할지를 머릿속으로 연결한다. 이렇게 준비하면 실제 평가에서 작업량이 올라가도 절차와 시선이 한꺼번에 무너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한창 미국에서 교육을 받던 시기에는 자기 전에도, 새벽이나 아침에는 눈을 뜨자마자 Chair Flight을 실시했다. (누워서 했으니 Chair Flight은 아니지 않겠냐는 tackle은 너그러이 사양해 주시길 바란다.)
당시 Chris 교관과 함께했던 이론교육, 시뮬레이터 훈련과 최종평가까지의 과정은 CAE Oslo 헬기 훈련 후기에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4. 판단과 위험관리
항공은 정답만 외워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많다. 기상이 애매할 수 있고, 연료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 수 있고, 장비 하나의 상태가 완전히 확신되지 않을 수도 있다. 승무원 간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관이 보고 싶은 것은 무조건 임무를 포기하는 답도, 반대로 무조건 임무를 수행하는 답도 아니다.
핵심은 위험요소를 식별하고, 규정과 제한사항을 확인하고, 가능한 대안을 비교한 뒤 자신의 결정을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좋은 판단은 결과를 맞히는 능력만이 아니라 판단 과정이 명확한 데서 나온다. “괜찮을 것 같습니다”보다 “현재 위험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제한사항을 확인했고, 어떤 조건이면 계속하고 어떤 조건이면 중단하겠다”는 방식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실기평가에서 위험관리를 보여주겠다고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짧고 분명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비행을 하면서도 위험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기존 판단을 고집하지 않고 다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경력자에게 특히 필요한 것은 ‘나는 예전에 이렇게 했다’는 경험과 ‘오늘 적용되는 기준은 무엇인가’를 구분하는 능력이다. 경험은 좋은 자산이지만, 경험이 규정과 절차를 대신할 수는 없다.
5. CRM과 의사소통
Crew가 있는 항공기에서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려는 지원자는 오히려 위험하게 보일 수 있다. CRM은 역할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해 개인 한 사람의 실수를 시스템 전체의 사고로 키우지 않기 위한 장치다. 상대의 Callout을 듣고,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고, 자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알리는 행동이 중요하다.
좋은 CRM은 말이 많은 것이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보를 짧고 분명하게 공유하는 것이다. 반대로 계속 혼잣말을 하듯 모든 행동을 설명하면 중요한 정보가 묻힐 수 있다. 평가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많이 했는가’보다 ‘필요한 정보가 필요한 시점에 전달되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말을 실제로 듣는 것이다. Callout을 받았는데 반응하지 않거나, 교관 또는 다른 승무원이 위험요소를 말했는데 자신의 계획만 계속 진행한다면 CRM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좋은 조종사는 자신의 계획을 갖고 있지만,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그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실기시험을 준비할 때는 Callout을 문장째 외우기보다 그 말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는 것이 좋다. 정보, 의도, 위험, 역할이 명확하면 말은 자연스럽게 간결해진다.

6. 실수 후 Recovery
실기시험에서 실수가 전혀 없는 지원자는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 자체보다 그 다음이다. 작은 편차 하나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숨기려 하거나, 이미 틀어진 상황을 억지로 살리려 하거나, 당황해서 다음 절차까지 놓치면 하나의 실수가 여러 개의 실수로 번진다.
Recovery의 첫 단계는 항공기를 다시 안정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 현재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고, 필요하면 Callout을 통해 승무원과 상황을 공유한다. 순서는 상황마다 다를 수 있지만 원칙은 같다. 실수를 인정하고, 더 큰 위험으로 확장되지 않게 끊어 내는 것이다.
평가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방금 망쳤다’는 생각이 다음 기동까지 따라오면 실제로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실기시험 준비에는 기술뿐 아니라 mental recovery도 포함되어야 한다. 한 과목이 끝나면 머릿속에서도 그 과목을 끝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필자는 평가 대상자에게 완벽한 비행보다 회복 가능한 비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장 임무에서는 언제든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수 뒤에 항공기를 다시 안정시키고 정상적인 사고과정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은 동료 입장에서도 신뢰할 수 있다.
소방항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 실제 채용경로와 자격요건은 소방헬기 조종사가 되는 법에서 별도로 확인할 수 있다.
7. 브리핑과 우선순위
평가 전에 브리핑을 들어보면 비행의 상당 부분이 예상된다. 브리핑은 멋있게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조종사와 승무원이 같은 그림을 보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상황과 절차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할 수 있는지, 위협요소를 미리 생각했는지, 역할분담이 명확한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를 확인할 수 있다.
비상상황에서도 우선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Aviate. Navigate. Communicate. 항공기를 먼저 살리고, 어디로 갈지 판단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실제 평가 상황에서는 작업량이 올라갈수록 이 단순한 우선순위가 더 중요해진다.
필자가 2026년 4월부터 5월까지 Norway의 CAE Oslo에서 S-92 Type Rating Course를 받을 때, 짧지 않은 경력을 가진 조종사였음에도 다시 교육 대상자이자 평가 대상자의 자리로 돌아가 많은 것을 배웠다. 전담 교관 Chris는 이륙 전과 착륙 전 브리핑의 말미에 빠뜨리지 않는 한마디가 있었다.
“Any Question?”
짧은 문장이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당신은 혼자 비행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한 계획을 상대가 이해했는지, 다른 정보가 없는지, 이견이나 질문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마지막 문이다. 좋은 브리핑은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상황인식을 맞추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8. 태도와 전문성
실기평가는 비행이 끝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시를 듣는 태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방식,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자세, 안전과 규정에 대한 태도까지 함께 드러난다. 기술은 반복훈련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태도는 조직이 지원자를 함께 일할 사람으로 판단할 때 매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경력이 많을수록 겸손이 중요하다. ‘나는 이 기종을 오래 탔다’는 사실과 ‘오늘은 이 조직의 기준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은 동시에 존재한다. 이전 조직의 방식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새로운 조직에서는 그 조직의 SOP, 임무환경, 안전문화에 맞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피드백을 받을 때 바로 변명부터 하는 사람과, 먼저 듣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사람은 평가 이후의 성장 가능성이 다르게 보인다. 평가관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완벽한 사람보다 교육을 통해 더 좋아질 사람을 찾는 경우도 많다.
비행을 잘하는 조종사는 많다. 그들과 당신이 다른 것은 경력의 숫자만이 아니라 Attitude일 수 있다. 안전을 우선하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고, 동료가 함께 타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태도는 실기시험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경력자가 실기시험에서 오히려 흔들리는 이유
경력이 많으면 실기시험이 쉬울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랜 비행경력은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습관이 단단하게 굳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종이나 새로운 조직의 기준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기존 습관과 충돌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보여주려는 비행’이다. 평가관에게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평소보다 공격적으로 조작하거나,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량을 과시하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평가에서는 화려함보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두 번째는 절차를 생략하는 것이다. 경험이 많을수록 머릿속 계산이 빠르고 다음 상황을 미리 아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가관은 지원자의 머릿속을 볼 수 없다. 중요한 확인과 판단이 Callout, Checklist, Briefing으로 외부에 드러나야 동료와 공유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실수에 대한 자존심이다. 경력자는 작은 실수 하나에도 스스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내가 이 경력인데 이런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다음 과목까지 이어지면 오히려 회복이 느려진다. 실기평가에서는 과거의 경력보다 현재 항공기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군에서 오랫동안 비행한 경력자라면 실기시험 준비뿐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새로운 조직의 기준으로 다시 설명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군 헬기 조종사 전역 후 취업에서 자세히 다뤘다.
실기시험 7일 전부터 이렇게 준비해 보자
실기시험을 앞두고 새로운 기술을 많이 추가하려고 하면 오히려 기존 흐름이 깨질 수 있다. 마지막 일주일은 실력을 새로 만드는 기간이라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을 안정적으로 꺼낼 수 있도록 정리하는 기간으로 보는 것이 좋다.
D-7부터 D-5까지는 제한사항, 정상절차, 비상절차, 주요 Callout과 SOP 흐름을 다시 확인한다. 이때 단순히 읽는 것보다 실제 조종석을 떠올리며 Chair Flight를 반복하면 기억이 행동으로 연결되기 쉽다.
D-4부터 D-2까지는 ‘시나리오 흐름’을 연습한다. 이륙 준비부터 착륙 후까지 한 비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해 보고, 중간에 기상 변화나 장비 이상, 예상하지 못한 지시가 들어왔다고 가정해 판단과 Callout을 연습한다. 특정 시험문항을 맞히려는 목적이 아니라 작업량이 올라갔을 때도 우선순위를 유지하기 위한 연습이다.
D-1에는 새로운 기동을 배우지 않는 편이 좋다. 평가 기종의 제한사항과 비상절차를 가볍게 다시 보고, 평가 장소와 시간, 복장, 신분증, 필요한 자료를 확인한다. 무엇보다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피로는 판단, 집중력, 시선분배에 직접 영향을 준다.
평가 당일에는 ‘완벽하게 해야 한다’보다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게 비행하자’는 목표가 도움이 된다. 첫 기동에서 약간 흔들렸다고 시험 전체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매 과목을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고, 항공기를 안정시키고, 절차로 돌아오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실기시험 직전 스스로 확인할 6가지
1. 나는 목표 수치를 쫓기보다 항공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가?
2. 기동 전에 주변 확인과 필요한 조건 확인을 하고 있는가?
3. 내가 생각하는 다음 단계가 Callout과 Briefing을 통해 승무원에게도 공유되고 있는가?
4. 한 가지 계기나 한 번의 실수에 시선과 생각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가?
5. 예상과 다른 상황에서 규정과 제한사항을 기준으로 다시 판단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6. 실수했을 때 숨기거나 억지로 살리기보다 항공기를 먼저 안정시키고 절차로 복귀할 수 있는가?
이 여섯 가지가 자연스럽게 된다면 특정 기동 하나를 더 연습하는 것보다 실기평가 전체의 완성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기시험 전날 해야 할 것
1. 새로운 기동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2. 평가 기종의 제한사항과 비상절차를 다시 확인한다.
3. Callout과 Checklist 흐름을 입으로 말해본다. 가능하면 평가과목 전반을 Chair Flight로 연결한다.
4. 실수했을 때 복구하는 자신의 순서를 정리한다.
5. 평가 장소, 시간, 복장, 필요한 자료를 전날 확인한다.
6. 충분히 잔다.
7. ‘나는 이미 준비한 것을 보여주러 간다’는 마음으로 정신적으로 정리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기시험에서 한 번 실수하면 바로 탈락하나요?
기관마다 평가기준과 필수항목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다만 일반적인 항공평가에서는 실수 자체뿐 아니라 그 실수를 얼마나 빨리 인지하고, 항공기를 안정시키고, 필요한 절차로 복귀하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작은 실수 뒤에 다음 과목까지 무너지는 것이 더 위험하다.
Q. 평가관 앞에서는 Callout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가요?
많이 말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보를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의도, 중요한 상태변화, 위험요소, 역할분담이 상대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의미 없는 말이 많아지면 오히려 중요한 정보가 묻힐 수 있다.
Q. 체크리스트를 모두 외우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까요?
기억이 필요한 항목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체크리스트의 목적 자체는 기억력 시험이 아니다. 어떤 항목을 memory item으로 즉시 수행해야 하고, 어떤 부분을 실제 checklist로 확인해야 하는지는 해당 기종과 조직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절차를 정확하고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이다.
Q. 시뮬레이터 평가와 실제 항공기 평가는 준비 방법이 다른가요?
장비 특성과 평가환경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안정적인 조종, 절차준수, 상황인식, 위험관리, CRM, 우선순위는 어느 환경에서도 중요하다. 시뮬레이터라고 해서 단순히 ‘조작기술 게임’처럼 접근하면 오히려 전체 비행 흐름을 놓치기 쉽다.
평가를 통과하는 비행보다 ‘함께 타고 싶은 비행’
지원자는 실기시험을 ‘점수를 받는 비행’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평가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다. 이 사람과 실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안전할 것인가. 피드백을 받아 조직의 표준에 맞출 수 있는가. 동료에게 불필요한 불안을 주지 않는가.
결국 좋은 평가를 받는 비행은 화려한 비행이 아니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고, 절차가 있고, 판단을 설명할 수 있는 비행이다.
비행하기 꺼려지는 조종사가 아니라, 함께 비행하고 싶은 조종사를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ANY QUESTION?

Make each second count.
— CaptainPh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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