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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탑헬리건은 어떻게 탄생할까?|육군항공 사격대회와 아파치 승무원의 실력

Phil KIM

2026년 탑헬리건 선정 소식을 계기로 육군항공 사격대회의 의미, 개인·부대 평가의 차이, 승무원 협업과 마스터거너의 역할을 공개자료로 살펴봅니다.

아파치 조종사 양성 시리즈 2편 · 사격대회 준비와 마스터거너의 경험

아파치가 표적을 향해 사격하는 장면은 짧다. 하지만 그 순간을 준비하는 시간은 길다.

내가 기억하는 육군항공 사격대회는 사격장에 도착해 기량을 겨루는 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함께 편성된 조종사를 기초부터 교육하고, 역할과 의사소통을 맞추고, 사격영상을 분석해 다음 훈련에 반영했던 시간이 먼저 떠오른다.

마스터거너로서 부대의 사격훈련을 계획하는 일부터 대회 현장에서 동료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일까지 맡았다. 이번 글에서는 공개자료로 확인한 대회의 의미에 그 경험을 더해, 탑헬리건이라는 이름 뒤에 있는 준비의 과정을 이야기하려 한다.

비행 중인 아파치와 기체 앞쪽으로 날아가는 발사체
비행 중 발사 장면. 제공 사진이며 2026년 대회나 수상자의 비행을 나타내는 사진은 아니다.

2026년 탑헬리건 소식에서 떠오른 기억

2026년 10월 30일 육군 발표를 전한 보도에 따르면, 제38회 육군항공 사격대회에서 901항공대대 AH-64E 조종사 편연주 소령과 송영일 준위가 제28대 탑헬리건으로 선정됐다. 편 소령은 육군 최초의 여성 탑헬리건이며, 송 준위는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선정이다. 두 사람은 대통령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이 소식을 보며 나 역시 사격대회를 준비하던 시간을 돌아봤다. 코브라 조종사 시절에는 TOW 사격에서 우승했고, 공대공 사격 분야에서 두 차례 최우수 성적을 거뒀다. 아파치에서는 탑헬리건 대회에 조종사로 출전했을 때와 사수로 출전했을 때 각각 2위인 헬리건에 올랐다. 2.75인치 로켓 사격 분야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다.

개인의 성과와 함께 기억하는 것은 부대의 성과다. 마스터거너 역할을 수행하던 2019년에는 부대가 최우수 공격헬기대대로 선정됐다. 당시 상장이 테이블 한가득 놓였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수상 경력은 내가 경험한 당시의 기록이다. 지금의 대회 부문이나 선정방식이 당시와 모두 같다는 뜻은 아니다.

2026년 수상 결과: 연합뉴스 · 뉴스1

2019년 헬리건 조종사 기념패
2019년 육군항공 사격대회 Heligun 기념패. 아래에 회고하는 동점 사례의 연도를 이 사진으로 특정한 것은 아니다. 사진: 필자 제공.

탑헬리건과 사격대회는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탑헬리건(Top Heligun)은 육군항공 사격대회에서 뛰어난 사격 성적을 거둔 전투헬기 조종사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대회 전체에는 여러 기종과 부문이 있다.

2026년 대회는 8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경기 양평 비승사격장에서 진행됐으며, 25개 대대와 조종사 약 200명이 참가한 것으로 보도됐다. AH-64E와 500MD뿐 아니라 수리온, 치누크, 블랙호크 등 여러 기종이 포함됐고 야간사격과 대드론 사격도 시행됐다.

국방일보의 2025년 현장 보도는 당시 대회를 개인사격 8개 부문과 우수부대 10개 부문 등 18개 부문으로 소개했다. 이는 2025년의 설명이며, 2026년의 전체 부문 구성과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개인의 사격 성적, 부대의 성과, 기종별 평가를 하나의 순위로 섞어 이해해서는 안 된다. 내가 경험한 헬리건 선정과 부대의 최우수 공격헬기대대 선정 역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

2026년 대회 개요: 연합뉴스 · 2025년 대회 부문: 국방일보

2013년 공대공사격 우수 사수 상장
2013년 육군항공 사격대회 공대공사격 우수 사수 상장. 상장에 적힌 해당 연도·부문의 표기를 그대로 구분해 제시한다. 사진: 필자 제공.

마스터거너의 일은 사격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어졌다

부대에서 마스터거너 역할을 수행하며 전역할 때까지 사격훈련에 관여했다. 모든 사격훈련에서 전 조종사의 사격 편성과 발수를 교육장교와 일일이 계획했다.

사격이 끝나도 일은 남아 있었다. 사격영상을 일주일 넘게 분석하면서 새벽 2시까지 붙잡고 있곤 했다. 그렇게 살펴본 내용을 다음 사격에 반영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승무원을 가르치는 일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내가 조종사로 나갈 때든 사수로 나갈 때든, 함께 편성된 조종사를 직접 교육하고 손발을 맞췄다.

미 육군의 2014년 항공사격훈련 보도도 항공 마스터거너의 역할을 지휘관의 무장훈련 프로그램 운영과 승무원 훈련, 준비태세 향상이라는 맥락에서 설명한다. 다만 이것은 미군의 당시 역할 소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한국 부대에서의 업무는 내가 직접 수행했던 경험에 근거한다.

미 육군, Aerial gunnery exercise bangs, booms (2014)

기초부터, 대회에서 우승을 겨룰 수 있을 때까지

함께 대회에 나갈 조종사를 교육할 때는 한두 가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기초부터 전 과정에 관여했다. 우승을 겨룰 수 있는 수준의 승무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서로의 역할과 의사소통을 맞추는 일이었다.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그 행동과 말이 실제 사격에서 연결되도록 교육했다.

사격이 끝나면 영상을 보며 어디서 손발이 맞지 않았는지 분석했다. 그 내용을 다음 훈련에서 보완하고, 다시 사격한 뒤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내가 쌓아온 사격 경험을 함께 편성된 조종사의 수행과 연결하는 일이었다. 혼자 익숙하게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함께 탄 승무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초부터 만들어가야 했다.

조종석에 앉은 현역 시절 모습
현역 시절 아파치 조종석에 앉은 모습. 본문에서 회고한 특정 대회의 촬영 장면을 뜻하지 않는다. 사진: 필자 제공.

완벽히 준비됐다는 확신보다, 출발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그렇게 교육하고 훈련했어도 어느 순간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확신이 생겼던 것은 아니다. 솔직히 사격을 위해 출발하는 마지막 순간에야 ‘이제는 이대로 가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정했다.

준비하는 동안에는 계속 가르치고 보완했다. 그리고 출발할 때가 되면, 함께 해온 준비를 가지고 대회에 나서야 했다.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내 역할은 이어졌다. 사격 과목이 바뀔 때마다 함께 탄 조종사를 다독였다. 마음을 잘 붙잡고 다음 사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일단 잊고, 다음 사격에 집중하자”

당시 했던 말을 한 문장씩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전달하려 했던 뜻은 기억한다.

방금 전 결과는 이 정도면 잘한 것이니 일단 잊고 다음 사격에 집중하자. 우리는 손해 볼 것이 없다. 상대는 베테랑이지만 우리도 잘하고 있다.

사격 과목이 바뀔 때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다독였다. 이미 끝난 결과에 마음을 붙잡아두기보다, 다음 사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기초부터 가르치고 영상을 분석하는 일에 더해, 대회 현장에서 동료의 집중을 이어주는 일까지 내가 맡은 역할이었다.

동점이었지만, 헬리건으로 남은 해

아파치 대회 경험 중에는 탑헬리건과 동점을 기록했던 해도 있었다. 당시 내부 점수규정에 따라 우리는 2위인 헬리건이 됐다.

그때 함께 편성된 사수는 대위였다. 상대 승무원의 베테랑 경력을 생각하면 정말 잘한 결과라고 느꼈다. 같은 점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초부터 교육하고 함께 호흡을 맞춰온 과정을 알기에, 그 결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알고 있었다. 나는 동료가 보여준 수행을 높이 평가했다.

이것은 당시 대회에 대한 내 회고다. 적용된 세부 점수규정과 동점 처리 방식은 이 글에서 재구성하지 않는다. 현재 대회의 순위 결정 규정으로 일반화할 수도 없다.

대회 수상과 마스터거너의 역할

탑헬리건과 헬리건은 내가 대회에서 거둔 성과를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이름이다. 마스터거너는 부대에서 사격훈련을 계획하고 교육하며 결과를 분석하던 내 역할이었다.

두 경험은 내 경력 안에서 연결돼 있지만 같은 뜻은 아니다. 개인의 대회 성적과 부대의 사격훈련을 발전시키는 업무를 구분하면, 조종사들이 어떻게 배우고 기량을 쌓는지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상장이 테이블을 채웠던 날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이전의 시간이다. 교육장교와 편성을 계획하고, 조종사를 기초부터 가르치고, 밤늦도록 영상을 살펴보던 시간이 있었다.

2019년 상장과 기념패 전체
2019년 상장과 기념패가 테이블을 채웠던 모습. 개인 수상과 부대 수상 자료가 함께 놓여 있다. 사진: 필자 제공.
2019년 제902항공대대 대통령상 상장
2019년 육군항공 사격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제902항공대대에 수여된 대통령상 상장. 상장 기재일은 2019년 11월 14일이다. 사진: 필자 제공.

다음 사격을 준비하고, 안전하게 돌아오기 위해

나는 미국에서 교관조종사 과정을 마칠 때 받았던 당부를 기억한다. 나 자신이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점검하라는 것, 그리고 내가 가르치고 평가하는 조종사들도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잘 가르치고 냉정하게 평가하라는 것이었다.

사격대회를 준비하며 쌓아온 경험도 그 당부와 맞닿아 있다. 기초를 가르치고, 함께 비행하며, 영상을 분석하고, 다음 사격에 집중하도록 동료를 다독였다.

대회의 성적은 그렇게 준비한 승무원이 정해진 조건 아래에서 발휘한 기량을 보여준다. 그 결과 뒤에 있는 교육과 반복훈련, 승무원 협업까지 바라볼 때 탑헬리건이라는 영예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험이 쌓였다고 자만하지 않고, 나와 동료가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공부하고 점검하는 것. 그 일은 사격대회가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

1편: 아파치 조종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Make each second count, Captain Phil

자료와 사진에 관하여

  • 공개자료 확인 기준일은 2026년 11월 1일이다. 2026년 대회 결과와 2025년 부문 설명은 해당 연도를 구분해 인용했다.
  • 필자의 개인 수상 경력, 2019년 부대 성과, 마스터거너 업무와 승무원 교육, 동점 경험은 본인의 회고다. 첨부된 2013년 공대공사격 우수 사수 상장, 2019년 헬리건 조종사 기념패와 제902항공대대 대통령상 상장의 표기를 대조했다. 이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다른 수상 연도와 동점 시 적용된 세부 규정은 필자의 회고 범위로 남겼다. 공대공 사격의 세부 종목명·구경 표기는 생략했다.
  • 동료를 다독였던 말과 미국 교관들의 당부는 기억을 바탕으로 뜻을 재구성한 것이다. 당시 발언의 녹취를 옮긴 직접 인용은 아니다.
  • 사진은 필자 제공 자료사진이며 2026년 대회나 이번 수상자의 실제 비행 장면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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