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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TA 항공영어는 왜 중요할까|조종사에게 단순한 영어시험이 아닌 이유

Phil KIM

EPTA는 단순한 영어시험이 아니라 조종사와 관제사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소통하기 위한 항공안전 체계다. ICAO 기준, 국내 적용 대상, Level 4·5·6, 6개 평가영역과 실제 준비법을 조종사의 시각으로 정리했다.

비행 중 영어가 필요한 순간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처럼 말해야 할 때’가 아니다. 상대방이 내 의도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내가 상대방의 지시를 틀리지 않게 받아들여야 하며,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표준 교신용어만으로 부족한 내용을 즉시 설명해야 할 때다.

그래서 EPTA(English Proficiency Test for Aviation Personnel)를 단순한 자격시험으로만 보면 핵심을 놓치기 쉽다. 시험의 목적은 영어 점수 자체가 아니라, 항공무선통신 환경에서 언어 때문에 안전여유가 무너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의사소통 능력을 확인하는 데 있다.

나는 군에서 헬리콥터를 조종하고 교관으로 교육했고, 미국 육군항공학교에서 AH-64D 기종교육과 Instructor Pilot 과정을 영어로 받았다. 이후 경찰항공과 소방항공을 거쳐 2026년에는 CAE Oslo에서 S-92 기종교육을 다시 받았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느낀 것이 있다. 항공지식이 많다고 해서 그것을 영어로 즉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어려운 영어 단어를 많이 안다고 해서 좋은 항공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EPTA 항공영어를 준비하는 헬리콥터 조종사의 조종석 훈련
항공영어는 시험장에서만 쓰는 영어가 아니라 비행·교육·브리핑·CRM을 연결하는 실무 도구다.

EPTA를 준비한다면 ‘어떻게 점수를 올릴까?’보다 먼저 ‘왜 이런 능력을 평가할까?’를 이해해야 한다. 그 질문에서 시작하면 공부 방향도 훨씬 명확해진다.

EPTA는 어떤 시험인가|영어 실력이 아니라 항공 통신 능력을 본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항공영어구술능력증명을 ‘국제항공업무에 종사하려는 조종사·관제사·항공무선통신사의 항공영어구술능력을 검증하여 항공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자격제도’로 설명한다.

현행 항공안전법 제45조에 따르면 두 나라 이상을 운항하는 항공기의 조종, 그런 항공기에 대한 항공교통관제, 그리고 해당 항공기에 대한 무선통신 업무에 종사하려는 사람은 항공영어구술능력증명을 받아야 한다.

핵심은 ‘국제선 조종사에게 영어가 필요하니 시험을 본다’ 정도가 아니다. ICAO의 Language Proficiency Requirements는 조종사와 관제사가 무선통신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말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안전 요구에서 출발한다. ICAO는 Operational Level 4를 안전상 요구되는 최소 수준으로 본다.

즉 EPTA는 문법 문제를 많이 맞히는 사람을 찾는 시험이 아니라, 실제 항공통신 환경에서 의미를 전달하고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제도에 가깝다.

왜 표준 관제용어만으로는 부족할까|비정상 상황에서는 Plain English가 필요하다

항공무선통신에는 표준화된 phraseology가 있다. 고도, 방위, 활주로, 주파수, 허가, 보고 위치처럼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표준 표현이 가장 안전하다. 짧고, 예측 가능하며, 서로 다른 모국어를 가진 사람끼리도 오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든 상황이 교과서처럼 전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상 악화, 시스템 고장, 의료상황, 회항, 통신 이상, 예상하지 못한 교통상황처럼 정해진 문장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조종사와 관제사는 일반영어, 즉 Plain English로 상황을 풀어 설명해야 한다.

이 순간 필요한 능력은 화려한 표현이 아니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지금 무엇이 가능한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상대방이 한 번에 이해하도록 말하는 능력이다. 상대방의 말을 놓쳤다면 다시 요청하고, 이해가 애매하면 확인하고, 내가 쓴 표현이 통하지 않으면 다른 말로 바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EPTA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상상황의 암기된 문장보다, 계획에서 벗어난 순간에도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한국에서 누가 EPTA가 필요한가|회전익 조종사도 예외가 아니다

현행 법률은 기종을 ‘여객기’로 한정하지 않는다. 두 나라 이상을 운항하는 항공기의 조종 업무가 대상이므로 비행기뿐 아니라 국제항공업무를 수행하는 회전익 조종사에게도 항공영어 능력은 중요한 자격요건이 된다.

국내 임무만 수행하는 군·경찰·소방·산림·해경 조종사에게 EPTA가 당장 법적 필수인 경우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항공영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해외 기종교육, 제작사 과정, 시뮬레이터 훈련, 해외 교관과의 비행, 영문 매뉴얼·Service Bulletin·AD·운항자료를 다루게 되면 영어는 곧 업무도구가 된다.

특히 경력 전환을 생각하는 회전익 조종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제운항, 해외취업, 민간항공사, 해외 교육과정, FAA 관련 자격을 준비할 때 항공영어는 ‘나중에 하면 되는 스펙’이 아니라 커리어 선택지를 넓혀주는 기반이 된다.

Level 4·5·6은 무엇이 다른가|합격보다 중요한 것은 유효기간과 안정성이다

대한민국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제99조에 따라 항공영어구술능력증명의 유효기간은 Level 4가 3년, Level 5가 6년, Level 6가 영구다. 현재 6등급 시험에 응시하려면 원서접수 당시 유효한 해당 종류의 5등급을 보유해야 한다.

ICAO 관점에서 Level 4는 Operational, Level 5는 Extended, Level 6는 Expert 수준이다. 여기서 Level 4를 ‘영어를 겨우 하는 수준’으로 오해할 필요는 없다. Level 4는 국제 항공통신에서 요구되는 최소 운용수준으로, 실제 안전운항이 가능한 의사소통 능력을 전제로 한다.

Level 5부터는 발음·문장구조·어휘·유창성·이해력·상호작용에서 더 안정적인 수행이 요구된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표현이 크게 무너지지 않고, 말이 막혔을 때 다른 방식으로 의미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Level 6는 이런 능력이 거의 자연스럽고 일관되게 유지되는 Expert 수준이다.

실무적으로는 ‘4를 합격하고 끝낼 것인가’보다 ‘3년마다 다시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가, 6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등급 ICAO 의미 대한민국 유효기간 실무적으로 이해하면
Level 4 Operational 3년 국제 항공통신에 필요한 최소 운용수준
Level 5 Extended 6년 낯선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설명·이해·상호작용
Level 6 Expert 영구 폭넓고 자연스러운 언어 운용과 일관된 상호작용

EPTA는 무엇을 평가하나|6개 영역 중 하나만 약해도 전체가 흔들린다

항공영어 평가는 크게 여섯 영역을 본다. Pronunciation(발음), Structure(문장구조), Vocabulary(어휘), Fluency(유창성), Comprehension(이해력), Interactions(상호작용)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6개 평가항목 모두에서 Level 4 이상이어야 합격한다고 안내한다. ICAO 평가 원칙상 최종등급은 여섯 영역 중 가장 낮은 수준에 의해 제한된다. 평균적으로 잘하는 것보다 특정 약점이 안전한 의사소통을 방해하지 않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휘와 문법은 Level 5 수준인데 상대방의 말을 자주 놓쳐 Comprehension이 3이라면 ‘평균적으로는 4 이상’이라는 식으로 통과할 수 없다. 반대로 발음이 원어민처럼 들리지 않아도 의미전달을 방해하지 않고 나머지 영역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면 Operational 수준을 충족할 수 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EPTA 공부법도 달라진다. 강점 하나를 더 끌어올리는 것보다 가장 낮은 영역을 찾아 끌어올리는 것이 먼저다.

평가영역 쉽게 말하면 훈련 포인트
Pronunciation 상대방이 쉽게 알아듣는가 숫자·고도·방위·핵심 단어를 명확히 말하기
Structure 문장을 적절히 구성하는가 짧고 정확한 문장부터 안정적으로 만들기
Vocabulary 상황을 설명할 단어가 충분한가 항공용어 + Plain English 표현 확장
Fluency 지나치게 끊기지 않고 이어가는가 시간제한을 두고 30~90초 말하기
Comprehension 다양한 말투와 상황을 이해하는가 RT·ATC 음성 반복 청취와 핵심정보 추출
Interactions 확인·재질문·수정하며 대화를 유지하는가 Say again, confirm, clarify, paraphrase 훈련

TOEIC 점수가 높아도 EPTA가 어려울 수 있는 이유

TOEIC과 EPTA는 겹치는 기반이 있지만 요구하는 능력이 다르다. 어휘와 문법, 듣기 기본기가 좋으면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EPTA에서는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몇 초 안에 꺼내 말해야 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은 뒤 즉시 반응해야 한다.

읽으면 아는 문장과 즉시 말할 수 있는 문장은 다르다. 선택지에서 정답을 고르는 듣기와, 숫자·고도·방위·의도를 놓치지 않고 응답하는 듣기도 다르다. 무엇보다 항공통신에서는 ‘틀린 줄 아는데도 말을 이어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고 멈추기보다, 간단한 표현으로라도 의미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일반영어 성적이 높은 조종사도 EPTA에서 유창성이나 상호작용이 약할 수 있다. 반대로 시험영어 점수는 평범해도 실제로 영어로 교육받고 비행하며 계속 말해본 사람은 항공상황 설명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

조종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회복 능력이다

실제 비행에서 한 번도 말을 더듬지 않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말이 꼬였을 때 다시 정리하고,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했을 때 다른 표현으로 바꾸고, 내가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이 있으면 확인하는 능력이다.

미 육군항공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때도 영어는 시험과목이라기보다 교육과 비행 전체를 연결하는 수단이었다. 시스템을 이해해도 영어로 설명하지 못하면 교관과 지식을 공유하기 어렵고, 반대로 영어 표현만 외우고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조금만 질문이 바뀌어도 답이 무너진다.

이 점은 EPTA와 CRM의 접점이기도 하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정확한 시점에 전달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확인하고, 오해가 생겼을 때 즉시 수정하는 것이다. 결국 언어능력도 Non-Technical Skills의 일부처럼 안전을 지지한다.

현재 국내 시험은 어떻게 운영되나|5등급 이하와 6등급은 방식이 다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현재 안내에 따르면 5등급 이하 시험은 조종사·관제사·무선통신사를 대상으로 컴퓨터 기반 시험(CBT)으로 실시되며 시험시간은 50분 이내다. 결과는 시험 후 약 2주 뒤 발표되는 절차로 안내된다.

6등급은 해당 종류의 유효한 5등급을 보유한 사람이 응시할 수 있고, 1:1 면접식 구술시험으로 30분 이내 진행된다. 6등급은 난이도 유지와 공정한 평가를 위해 샘플 테스트가 제공되지 않으며, 6등급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별도 시험이다.

시험 세부 구성과 일정은 제도 변경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제 응시 전에는 반드시 한국교통안전공단과 TS 국가자격시험의 최신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블로그나 오래된 교재의 화면만 보고 준비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EPTA 공부는 이렇게 해야 한다|문장을 외우기보다 상황을 설명하는 훈련

첫째, 표준 교신용어와 Plain English를 분리해서 공부하되 실제 상황에서는 연결해야 한다. 정상적인 clearance와 readback은 정확한 phraseology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쉬운 일반영어로 설명하는 식이다.

둘째, 30초·60초·90초 타이머를 걸고 한 상황을 설명해보는 것이 좋다. ‘기상 때문에 목적지에 착륙할 수 없다’, ‘승객의 상태가 나빠져 우선착륙이 필요하다’, ‘항공기 시스템에 이상이 있어 회항한다’처럼 원인-현재상태-요청 순서로 말해보면 좋다.

셋째, paraphrasing을 따로 연습해야 한다. 생각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도 같은 뜻을 다른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시험뿐 아니라 실제 통신에서도 강력한 안전장치다.

넷째, 설명하며 배우는 공부법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봐야 한다. 말할 때는 유창하다고 느껴도 녹음을 들어보면 불필요한 filler가 많거나, 문장이 지나치게 길거나, 핵심 숫자가 흐려지는 경우가 있다.

다섯째, 듣기 연습은 ‘얼마나 많이 들었는가’보다 ‘무엇을 뽑아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Callsign, altitude, heading, frequency, runway, restriction, instruction 같은 핵심정보를 메모하고, 다시 자신의 말로 요약하는 습관이 효과적이다.

헬리콥터 조종사라면 이런 상황으로 연습해보자

고정익 항공사 상황만 반복해서 외울 필요는 없다. 회전익 조종사는 자신이 실제로 설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훈련하면 항공영어와 실무지식이 함께 강화된다.

예를 들어 산악지역에서 기상이 악화되어 임무를 중단하는 상황, 환자상태 때문에 우선착륙을 요청하는 상황, Hoist 임무 중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져 연료계획을 다시 설명하는 상황, 다수 헬기가 투입된 산불현장에서 위치와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는 상황, 계기비행 중 접근을 계속할 수 없어 missed approach나 alternate를 선택하는 상황을 영어로 풀어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관의 실제 비공개 절차나 제한치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아니다. 공개 가능한 일반적인 항공상황을 활용해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언어능력’을 훈련하는 것이다.

Level 5를 목표로 한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Level 4를 넘어서 Level 5를 목표로 한다면 ‘답을 할 수 있는가’에서 ‘답이 흔들리지 않는가’로 훈련 기준을 바꾸는 것이 좋다.

익숙한 질문에서는 누구나 준비한 문장을 잘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후속질문이 들어오거나, 예상하지 못한 원인을 설명해야 하거나, 상대방이 일부러 다른 표현으로 질문했을 때도 대화의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이때 단순 암기식 답변의 한계가 드러난다.

따라서 같은 주제를 여러 번 말하되 매번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고, AI를 구술평가관처럼 활용해 후속질문을 계속 받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정답을 알려달라고 하기보다 ‘내 답에서 모호한 부분을 찾아 추가 질문해 달라’고 요구하면 실제 인터랙션 훈련에 더 가깝다.

항공영어는 지식 암기 과목이 아니라 실시간 수행능력이다. 입으로 꺼내 쓰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

EPTA와 CRM·NTS는 결국 같은 곳에서 만난다

CaptainPhil Lab에서 CRM과 NTS를 계속 다루는 이유는 항공안전이 개인의 조종기량만으로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인식, 의사결정, 팀워크, 커뮤니케이션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EPTA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영어를 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언어 때문에 shared situational awareness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관제사가 의도한 제한조건을 조종사가 다르게 이해하거나, 조종사가 겪는 비정상 상황을 관제사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적으로 멀쩡한 항공기에서도 안전여유가 빠르게 줄어든다.

그래서 나는 EPTA를 ‘자격증 하나 추가하기’보다 항공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점검하는 계기로 보는 편이 맞다고 생각한다.

EPTA를 준비하는 조종사에게 권하고 싶은 7가지

  1. 최신 시험정보는 반드시 TS와 법령에서 확인한다.
  2. Phraseology와 Plain English를 둘 다 훈련한다.
  3. 6개 평가영역 중 자신의 가장 약한 영역부터 찾는다.
  4. 매일 짧게라도 소리 내어 말한다.
  5. 숫자·고도·방위·주파수 같은 핵심정보는 특히 명확하게 발음한다.
  6.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멈추지 말고 쉬운 표현으로 우회한다.
  7. 기출문장 암기보다 후속질문과 예상 밖 상황에 대응하는 연습을 늘린다.

EPTA 자주 묻는 질문

EPTA는 Level 4만 받으면 국제운항이 가능한가?

ICAO에서 Level 4는 Operational Level로 국제 항공무선통신에 요구되는 최소 운용수준이다. 국내에서는 관련 자격과 운항요건을 함께 충족해야 하며, EPTA만으로 국제운항 자격 전체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TOEIC이나 다른 영어성적으로 EPTA를 대신할 수 있나?

일반 영어시험과 ICAO 항공영어 평가는 목적이 다르다. ICAO Doc 9835도 TOEIC·TOEFL 같은 일반시험과 ICAO 등급을 전체적으로 직접 환산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EPTA는 항공통신에서의 듣기·말하기와 상호작용을 별도로 평가한다.

국내에서만 비행하는 헬리콥터 조종사도 반드시 EPTA가 필요한가?

항공안전법 제45조의 법정 대상은 두 나라 이상을 운항하는 항공기의 조종 등 국제항공업무다. 따라서 국내 임무만 수행하는 모든 회전익 조종사에게 자동으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해외 기종교육, 국제운항, 해외취업이나 경력전환을 준비한다면 항공영어 능력은 매우 유용하다.

처음부터 Level 6 시험에 응시할 수 있나?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6등급 시험 원서접수 당시 유효한 해당 종류의 5등급 항공영어구술능력증명을 보유해야 한다. Level 6는 1:1 면접식 구술시험으로 별도 운영된다.

마무리|EPTA는 영어시험이 아니라 안전여유를 만드는 훈련이다

조종사에게 영어는 멋있게 말하기 위한 능력이 아니다. 항공기를 안전하게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확인하고, 수정하기 위한 도구다.

EPTA에서 중요한 것도 결국 같다. 완벽한 문법이나 원어민 같은 억양보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확인하고,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먼저다.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등급 숫자에 시선이 쏠리기 쉽다. 하지만 Level 4, 5, 6의 숫자 뒤에는 하나의 질문이 있다. ‘언어 때문에 안전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는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라면, EPTA 준비는 단순한 시험공부보다 훨씬 가치 있는 훈련이 될 수 있다.

공식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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